"2년 만에 태어난 신생아"...단양 영춘면의 씁쓸한 '경사'

입력
2023.02.20 14:35



충북 단양군 영춘면이 2년 만에 태어난 아이로 축제 분위기에 싸였다.

20일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민 장모(39)씨 부부가 아이를 순산했다. 이 아이는 영춘면에서 2년 만에 태어난 신생아다. 영춘에서는 지난 2021년 9월 아이가 태어난 이후 출산 소식이 없었다.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 단체들은 면소재지 광장에 '영춘면의 보물 1호'라고 출산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었다. 축하금을 전하기 위해 모금도 시작했다. 이장협의회를 비롯해 주민자치위원회, 영친회, 농업인단체, 새마을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노인회 등 8개 민간단체가 십시일반으로 축하금을 모았다. 천태종 본산 구인사도 성금을 보탰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15일 면사무소로 장씨 부부를 초청해 축하금 220만 원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최철호 영춘면 이장협의회장은 “귀한 생명이 우리 고장에 태어난 것은 전 면민의 기쁨”이라고 축하했다.

아버지 장씨는 “느지막이 아들을 얻었는데, 이렇게 지역민 모두가 축하해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면민들의 덕담으로 축복받은 아이를 더욱 소중하게 잘 키우겠다”고 했다.



단양군은 대표적인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다. 지난 1월 말 현재 인구가 2만7,773명에 불과하다. 이 중 충북 최북단에 자리한 영춘면은 1월 말 현재 3,125명뿐이다. 단양 인구는 2019년 3만 명 선이 무너진 후 급감하는 추세다.

단양군은 전입 장려금 30만 원, 산후조리비 300만~400만 원,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등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쓰고 있으나 가파른 인구 감소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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