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대구지하철참사 유족들의 정당한 요구는 언제든지 수용하겠다며 부상자 의료비 지원 5년 연장 방침을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지하철참사는 대구시민 모두의 아픈 기억이지만 지나간 상처를 정쟁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며 "정당한 유족의 정당한 요구는 언제든지 수용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부상자 의료비 지원 5년 연장과 성금의 관리실태 조사, 시민안전의식 고취 등 지역과 유족들에게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지원을 하라"면서도 "사회 참사를 부당하게 이용하거나 정쟁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구 지하철참사 추모식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민노총, 시민단체 등이 모여서 매년 해오던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올해는 부상자들이 요구하는 치료 연장도 추진하겠다"고 말한데 이어 이날 '부상자 의료비 지원 5년 연장' 방침을 밝혔다. 2019년 10월 제정된 '대구지하철화재사고부상자 의료지원 등을 위한 조례'는 5년 되는 내년 9월이 만기여서 부상자와 가족들이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홍 시장은 또 2·18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행사에 대한 시민안전실 보고를 듣고 "2·18 안전문화재단이 목적대로 운영되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그는 최근 "참사 희생자 유가족만 참여할 수 있는 유가족위원회도 자격이 되지 않는 분이 있다면 배제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수성구 대흥동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몰 조성사업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정책적 수단이 수반돼야 기업이 움직이니, 3월 첫째 주까지 구속력 있는 협약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해당 실국에는 종합합산과세 대상 지정과 부지 환수절차 등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따라 대구시와 수성구는 2021년 5월 착공 후 답보상태인 롯데몰 조성공사 진척 여부를 확인한 후 현행 별도합산과세에서 종합합산과세 대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전환 시 지방세는 20% 정도 증가하고 종합부동산세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당초 롯데쇼핑은 2014년 말 수성알파시티 일대 7만7,049㎡ 부지를 분양받고 2020년에는 지상 8층 지하 1층 연면적 25만314㎡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겠다며 건축허가도 받았다. 2021년 10월에는 쇼핑몰 규모를 35만26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홍 시장은 이날 "다음달부터 신청을 받는 저소득 자녀의 동등 교육기회 제공과 학부모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물가상승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과 상하수도 및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거나 인상을 최소화할 것"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