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의 추가 지분 공개 매수에 대해 20일 공시를 통해 "적대적 M&A"라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SM은 이날 공시한 '공개매수에 관한 의견표명서'를 통해 "본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협의나 논의 없이 하이브가 당사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별도 합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런 적대적 방식의 공개매수 시도가 K팝 문화를 선도하는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공헌해 온 아티스트와 임직원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임과 동시에 당사의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훼손할 심각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10일 SM 창업주인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현 SM 최대 주주가 된 하이브는 28일까지 주당 12만 원에 SM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SM 주가는 공개매수가 12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SM은 "하이브는 향후 어떻게 회사 및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최대 주주와 연대해 경영권 분쟁의 외관을 창출하면서 당사와 카카오 그룹의 사업적 협력관계 구축을 무산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이브의 SM 경영권 확보는 콘텐츠 독창성을 침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SM은 "하이브가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음원 및 콘텐츠 제작에서도 당사 소속 아티스트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는 등으로 사업적 역량이 약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K팝 문화를 선도해 온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당사와 아티스트가 발전시켜 온 고유한 개성이나 가치관이 사라지는 것 또한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시와 함께 SM 경영진들은 하이브 인수를 막기 위해 전방위로 여론전을 폈다.
장철혁 SM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SM과 하이브가 합쳐지면 K팝 시장 매출의 66%가량을 차지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M과 하이브의 음반과 음원 수익을 합산하면 시장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공연 수익을 합산하면 89%에 달해 K팝 시장의 다양성을 헤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장 책임자는 "하이브의 지분 인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추후 이뤄질 공정위 심사는 SM의 미래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독과점 이슈로 기업결합신고가 반려된다면 대량의 SM 지분이 시장에 쏟아져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