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가 대만을 찾는다. 백악관은 또 대만 정부 관계자와 회담을 비밀리에 가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이 '정찰풍선' 사태로 갈등하며 긴장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이뤄지는 만남이다.
17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로 카나 하원의원이 이끄는 미·중 전략경쟁특위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대표단은 대만 방문 기간 차이잉원 총통과 장중머우 TSMC 창업자 등을 만나 대만과의 경제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해당 특위는 중국의 경제·기술·안보 분야 발전 상황과 미중 경쟁 관련 조사를 담당하려 만들어졌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둔 카나 의원은 "가장 큰 관심은 경제"라며 "(대만의)반도체와 제조업을 다시 이곳으로 유치하고자 한다"고 방문의 목적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 기간 '하나의 중국' 정책에 관해서도 확실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은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를 휘젓기 전 예정됐다. 카나 의원은 "방문을 취소하면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방문 후 미국 의원단은 줄이어 대만을 찾았다.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도 올봄 대만을 방문할 뜻을 갖고 있다. 중국은 미국 정치인의 대만행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는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 직후에는 대만 해협 중간선까지 넘나드는 군사 훈련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정찰풍선의 발견 후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취소했던 백악관도 대만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마이클 체이스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대만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셉 우 대만 외교부 장관과 웰링턴 구 국가안보보좌관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과 다음 주 중 만난다. 미중 관계가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피하려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