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은 없는데 잦은 대변·묽은 변…'기능성 설사' 어떻게 완화할까?

입력
2023.02.18 11:44

잦은 대변·묽은 변 등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기능성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김규만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정수지 임상강사)은 기능성 설사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신바이오틱 섭취 그룹(20명)과 위약 섭취 그룹(19명)으로 나눠, 8주간 △ 배변 횟수 △ 묽은 변의 횟수 △ 배변 만족감 등의 장증상 및 장내 미세 환경의 변화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신바이오틱스는 락토바실러스 2종과 비피더박테리움 1종 그리고 이들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인 프락토올리고당을 혼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과민성대장증후군, 특히 설사 우세형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박테리움 균종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에 착안, 이 두 가지 균종 섭취를 통해 실제로 기능성 설사 환자의 장 증상을 개선하고, 장내 미세 환경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8주 후 신바이오틱을 섭취한 그룹은 위약 섭취 그룹과 비교해 정상 변은 유의하게 증가하고, 묽은 변은 감소했다.

특히 환자가 매일 본인의 장 상태를 작성토록 한 일지를 통해 실제로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배변 만족감이 섭취 전보다 향상됐다.

또 장내 세균총(장내 미생물 집단) 분석 결과, 신바이오틱 섭취 그룹에서 장내 락토바실러스 균주를 포함한 대변 미생물총이 증가했다.

반면 위약 섭취 그룹에서는 장내 세균총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신바이오틱 섭취 그룹에서만 대장 내 미세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아울러 연구팀은 기능성 설사는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보다 중증도가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도 거의 없지만, 유병률이 높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증상의 호전을 확인함으로써 기능성 설사 환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후속 대규모 연구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utrients’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