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가사노동자, 택시기사 등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이 늘었지만, 고물가 여파로 실질 소득은 더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소득이 수행한 일의 개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중앙연구원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는 지난해 9월 12~30일 플랫폼 기반 음식배달·대리운전·택시·가사노동자 6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전·후 경제적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플랫폼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수입에서 비용을 제외한 액수)은 월 216만7,000원으로, 거리두기 해제 이전(230만6,000원)보다 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임금도 9,900원으로 최저임금(2022년 9,160원) 수준이었다. 업종별로는 음식배달(1만1,000원), 대리운전(1만 원)의 시간당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택시(8,100원) 가사(8,700원)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쳤다.
이는 업무량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의 과업량은 △택시 39.1% △대리운전 56.1% △가사노동 62.5%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비대면 서비스인 음식배달노동자의 과업량만 20.2% 감소했다. 대면 플랫폼노동자들의 경우 업무량은 크게 늘었는데, 손에 쥔 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연구진은 이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한 건 보수액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식비·유류비 등 비용이 늘어 소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플랫폼노동자 88.9%는 심각한 물가인상을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은 경제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들을 위한 공정한 보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을'인 프리랜서들이 개별적으로 공정한 보수를 주장하기도 어렵고, 업종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표준단가를 논의할 제도적 환경이나 협의통로가 부재한 상황"이라면서 "이들의 생계 안정을 위한 보수기준을 논의할 업종별 협의체 구성, 제도·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