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브레이브걸스가 데뷔 7년 만에 공식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2021년 '롤린'으로 국내 가요계에 전례 없던 역주행 신화를 쓴 지 2년 만에 전해진 소식에 브레이브걸스의 컴백을 염원하던 팬들을 물론 이들을 응원하던 대중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브레이브걸스의 활동기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2011년 원년 멤버들과 함께 5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브레이브걸스는 이후 다수의 멤버 변화를 겪으며 지금의 멤버 구성을 완성했다. 마지막까지 활동을 이어온 브레이브걸스 멤버인 민영 유정 은지 유나는 2016년 합류한 일명 '2기' 멤버로 같은 시기 합류한 하윤이 2018년 탈퇴한 이후에도 꾸준히 팀을 지켜왔다.
잦은 멤버 변화가 말해주듯 브레이브걸스의 활동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2기 멤버들을 중심으로 팀이 재편된 뒤 '변했어' '하이힐' '롤린' '운전만 해' 등을 꾸준히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왔지만 치열한 걸그룹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진 못한 것이다. 약 4년여 간 이어진 부진 속 멤버들은 팀의 조기 해체까지 논의했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2021년 브레이브걸스에게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7년 발매했던 '롤린'이 무려 4년 만에 전례 없는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브레이브걸스는 단숨에 가요계 '대세'로 발돋움했다. 당시 '롤린'의 인기에 힘입어 '운전만 해'까지 역주행에 성공하며 최고의 주가를 기록했던 브레이브걸스는 각종 예능과 음악 방송을 줄줄이 꿰차며 대중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다. 그해 연말 시상식에서도 브레이브걸스는 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데뷔 이후 가장 빛나는 한 해를 보냈다.
빠르게 대중적 인지도와 팬덤을 쌓는데 성공한 만큼 많은 이들은 '롤린' 역주행을 기점으로 이어질 브레이브걸스의 화려한 2막을 전망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브레이브걸스의 이후 행보는 사뭇 아쉬웠다. '롤린'의 기세를 잇기 위해 발매한 신곡 '치맛바람' '썸머퀸' '땡큐'는 브레이브걸스 특유의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고,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콘셉트로 혹평까지 자아냈다. 이미 '롤린'과 '운전만 해' 활동을 통해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이 입증됐던 만큼 화제성을 진화시키는 행보에는 더욱 큰 안타까움이 쏠렸다.
지난해 재역전의 기회를 노린 듯 보였던 엠넷 '퀸덤2'에 출연은 브레이브걸스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 돼 버렸다. 같은해 12월 첫 단독 콘서트 개최를 예고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콘서트가 무기한 연기된 이후 브레이브걸스는 컴백도, 콘서트 개최도 없이 최근까지 공백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이 브레이브걸스의 컴백 활동을 요구하며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인근에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단체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소속사는 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브레이브걸스의 데뷔 7주년(현 멤버 기준)을 맞은 지난 16일, 결국 이들은 '마의 7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공식 활동 종료를 공식화했다. 데뷔 5년 만에 찾아온 기적같은 역주행 신드롬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것이 브레이브걸스의 '2막'으로 이어지진 못한 것이다. 역주행 이후 브레이브걸스가 자신들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은 이들의 활동 종료를 더욱 아쉽게 만든다.
브레이브걸스는 활동 종료 발표 이후 각자의 SNS를 통해 "영원한 이별이 없다는 걸 언젠가 멤버들과 꼭 증명해 보이고 싶다. 언젠가는 꼭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기를 바란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와 함께 멤버들은 전 소속사와의 계약 종료로 인해 공식 활동이 종료됐을 뿐, 팀이 '해체'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브레이브걸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이 될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