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중간에 못 찾게 하고 연금화로 노후소득 높이자"

입력
2023.02.16 17:19
"노후소득 국민연금으론 부족, 퇴직연금 활용해야
이직 잦은 청년·프리랜서도 퇴직금 쌓게 할 대책 필요"

국민연금 토론회에서 퇴직연금이 연금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퇴직금을 중간에 찾지 못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 소득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퇴직연금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그전에 수당으로 전락해 버린다는 이유에서다. 또 변화된 노동시장에 맞춰 취약계층도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연금 개혁 관련 시민단체로 출범을 앞둔 '미래세대·일하는시민의연금개혁네트워크'는 16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퇴직연금을 3층 구조로 하는 다층연금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초연금을 1층으로 해 빈곤한 노인을 돕고, 각각 2층과 3층인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노후 소득 보장체계를 두껍게 갖추자는 게 요지다. 단 국민연금은 미래세대에 책임을 떠넘기지 않도록 보험료율(현행 9%)은 단계적으로 12~15%로 올리되 소득대체율은 현재처럼 40%로 유지하고, 대신 퇴직연금으로 이를 보완하자는 것이다.

"95%가 중간에 찾아가는 퇴직금, 연금 기능 못해"

그러나 현재 퇴직연금은 연금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가 중간에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찾아가는 바람에 연금을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타가는 분들은 5% 정도고 평균 수령액은 1억9,000만 원이지만, 일시금으로 가져가는 95%의 평균 적립금은 1,600만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구실을 할 수 있게 "중간에 일시금으로 찾지 못하도록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 위원장은 "퇴직연금이 연금으로서 기능하게 하려면 일정 기간 적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퇴직연금은 더 이상 일하지 않을 때 노후 소득을 보장하게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프리랜서도 사회보장체계 들어올 수 있게"

디지털화 등 변화된 노동시장에 맞게 퇴직연금을 재설계해야 하고, 비정규직·프리랜서와 퇴직금 조건인 근무 기간 1년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는 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병덕 한국프리랜서협회 이사는 "연평균 소득이 1,500만 원 정도인 프리랜서에게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인상은 남의 얘기"라며 "사회보장체계에 들어올 수 있게 프리랜서에 대한 가입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세대는 이직으로 퇴직연금을 쌓기 어려울 경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고용이 불안해지고 일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이직도 잦아졌다"며 "퇴직금이 없으면 생계유지가 어려운데, 청년의 생계를 보장하면서 퇴직연금도 쌓을 수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