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얼마나 심각하기에... '생수 모아주기 운동' 확산

입력
2023.02.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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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5000가구 2만6000명 제한급수
도서지역 외 도청 소재 안동도 '비상급수'
남부지역 1973년 이후 두 번째 낮은 강수

가뭄으로 전국에서 2만6,000여 명이 급수를 제한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한 급수 지역엔 도서지역은 물론, 경북 안동 등 산간지역도 포함됐다.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전국에선 생수 기부 릴레이가 일어나고 있다.

16일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전국 4개 광역 시·도 1만4,674가구, 2만6,724명이 비상급수를 받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1주 전보다 3,805가구 7,490명이 증가한 것”이라며 “그만큼 가뭄이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남부지역 가뭄이 심각한데, 그중에서도 광주·전남 지역의 최근 1년 누적강수량은 896.3㎜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다.

가장 많은 주민이 차량과 생수병에 의지해 물을 받는 곳은 전남 완도군이다. 인구(4만7,000명)의 절반 수준인 2만775명이 비상급수를 받고 있다. 경남 통영시(2,298명), 인천 옹진군(2,116명), 전남 진도군(493명) 등도 도움을 받고 있다. 경북도청이 있는 안동시에도 70가구에 급수가 제한돼 200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완도는 수량 부족으로 하루 이틀 급수되면 4~6일은 단수되고, 통영은 하루 급수되면 2~10일까지 단수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 기부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지난달부터 물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

제한급수 지역에 기부되는 물은 식수로 쓰이는 생수다. 캠페인 시작 한 달 만인 14일 기준, 식수 부족 지역에 기부된 생수 및 병물은 7만7,880병이다. 서울시, 경기 안산시, 강원도, 경기도, 대전시 등 지자체뿐 아니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등 공공기관도 합류했다.

적십자사 등을 통한 지정 기부액도 3,600만 원이 모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력거래소, 한국부동산원, 평창군·정선군·중랑구 시설관리공단, 한국석유관리원 광주전남본부, 양주도시공사, 각 지역 새마을금고 등도 물 기부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 부족의 심각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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