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고 있는 고양 캐롯이 다음 달까지 한국농구연맹(KBL) 가입금 잔여분 10억 원을 내지 못하면 6위 안에 들더라도 플레이오프(PO) 출전이 불발된다.
KBL은 1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제28기 제3차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캐롯이 내달 31일까지 특별회비(가입금) 잔여분 1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올 시즌 6강 PO 출전을 불허하기로 한 결정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KBL에 따르면 이 결정은 지난해 10월 11일 긴급이사회에서 이미 이뤄졌지만 공개되지는 않았다. KBL 관계자는 "캐롯의 자금난으로 리그 파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일정상 리그 후반기에 다다른 만큼 당시 결정을 재확인하고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PO 진출권 성적을 낸 팀이 경기 외 사유로 PO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캐롯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특별회비 납부를 기한 내에 할 것"이라며 "회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캐롯이 내달까지 1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규리그 6위 안에 들면 캐롯보다 순위가 아래에 있는 팀들이 한 단계씩 순위를 올려 6강 PO에 나가게 된다. 즉, 캐롯이 현재 순위인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6위 팀이 5위, 7위 팀이 6위 시드를 배정받아 PO에 나선다.
캐롯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데이원스포츠가 인수해 재창단한 팀이다. 그런데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에 빠져 농구단 운영이 어려워졌다. 최근에는 두 달 연속 매달 5일인 선수단, 사무국 임금 지급일을 지키지 못하는 등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데이원스포츠는 회사의 새 주인을 찾는 작업에 나섰고, 한 곳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원주 DB(정종표 사장), 서울 삼성(김종현 대표이사), 대구 한국가스공사(최연혜 사장) 등 3개 구단의 구단주 변경과 안양 KGC인삼공사(이종림 전무)의 단장 변경이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