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춘천 초등생 충주서 찾았다…"50대 남성 약취·유인 혐의 조사"

입력
2023.02.15 21:00
이양 휴대폰 위치 추적 통해 찾아내
이양 함께 있던 50대 남성 긴급체포
이양에게 보낸 SNS 메시지 등 수사

지난 10일 강원 춘천에서 집을 나간 뒤 서울에서 실종된 초등학생이 엿새 만에 충북 충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충주에서 함께 있던 50대 남성을 긴급체포해 약취·유인 혐의 등을 조사 중이다.

춘천경찰서는 15일 오전 11시 30분쯤 충주시 소태면의 한 민가에서 실종된 이모(11)양을 발견했다. 지난 11일 이양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양이 10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를 탄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날 이양의 휴대폰 신호가 서울 송파구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인근에서 끊긴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후 이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접속하지 않자,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양 집이 있는 춘천과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서울 송파구 주민들에게 이양의 인상착의 등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렸다.

이양 행방에 대한 수사는 전날 저녁 이양 어머니가 '충주에 있는데 무섭다'는 이양 메시지를 받으면서 급물살을 탔다. 춘천경찰서는 충주경찰서와 공조해 전날 밤 충주시외터미널 인근 등 시내 일원을 수색했지만, 이양을 찾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전 법원으로부터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이양 휴대폰 위치 추적에 나섰고, 충주시 소태면에서 이양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양이 발견된 현장에 있던 A(56)씨를 춘천경찰서로 데려와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초등학생인 이양이 춘천에서 서울을 거쳐 충주까지 180㎞가 넘는 거리를 이동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A씨 행적을 집중적으로 확인 중이다. 특히 A씨가 SNS 대화를 통해 이양을 불러낸 정황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미성년자 약취와 유인 등 범죄혐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견 직후 해바라기센터로 인계된 이양은 건강은 양호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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