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악보도 그려준다

입력
2023.02.14 16:32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음악을 들려주면 악보를 만들어 주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음악 관련 AI 전문 스타트업 스트라는 13일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의 음악오디오연구실(이교구 교수)과 협력해 약 1년간 음악 채보가 가능한 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채보란 음악을 듣고 악보로 옮기는 작업을 말한다.

지금까지 음악 전문가들이 연주를 위한 채보를 주로 담당했는데 앞으로 AI가 이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취미로 악기 연주 등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도 손쉽게 집에서 좋아하는 노래들을 악보로 만들어 연주할 수 있게 된다.

스트라는 디지털 음악파일(MP3)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컴퓨터 음악규격(미디) 형태로 변환해 주고, 이를 다시 '큐베이스' '로직' 등 악보변환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오선 악보로 만들어 준다. 김용호 대표는 "3,4분 길이의 노래 1곡을 미디로 변환하는데 2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그만큼 채보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대표는 미디를 오선 악보로 변환해 주는 기능도 스트라에 추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악보변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들을 위해 해당 기능도 추가할 생각"이라며 "이를 일반 문서형태의 PDF 파일로 출력해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음악 반주를 위해 필요한 코드 입력 기능도 개발했다. 즉 주요 멜로디와 함께 화음을 이루는 코드도 함께 표기하는 기능이다. 그는 "코드 표시 기능도 개발을 마쳤다"며 "4월 중 해당 기능이 스트라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스트라를 반주기기 업체, 출판사, 교육업체 등에 기업간거래(B2B) 형태로 우선 제공하고 4월부터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 대표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며 "일반인들에게도 월 일정액을 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음악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와 학교, 음악 종사자들, 취미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편하게 악보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채보한 악보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으면 저작권 위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트라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출신의 김 대표가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을 거쳐 2021년 분사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5월 음악인들의 사회관계형 서비스(SNS) '코다'를 선보였으며 노래 경연 앱 '씽업'을 최근 내놓았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