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인수전이 뜨겁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카타르 개인 투자자 컨소시엄이 인수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경쟁자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맨유 구단주는 미국 스포츠 재벌인 글레이저 가문이다. 2005년 맨유를 8억 파운드(약 1조2,300억 원)에 인수한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구단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투자와 매각, 구단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거래 등 모든 전략적인 대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매각 의사를 밝힌 것이다.
글레이저 가문은 그동안 구단 인수 제안을 거부하며 소유권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부채가 쌓이고 성적 부진까지 맞물리자 팬들의 구단주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지난해 5월에는 퇴진 시위로 맨유와 리버풀 리그 경기가 연기되기도 했다. 결국 글레이저 가문이 한발 물러섰다.
유력한 미래 구단주는 '오일머니' 카타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 등 외신은 카타르 개인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맨유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카타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유치 등 국제 스포츠계 위치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가 맨유를 인수하려 했으나 이미 파리 생제르맹(PSG)을 소유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규정에 따라 한 단체가 같은 리그 또는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두 구단을 동시에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승부조작 등 담합을 금지하기 위한 조항이다. 맨유와 PSG는 서로 다른 리그지만 챔피언스리그 등 UEFA 클럽 대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 QSI 대신 개인 투자자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오일머니에 맞설 새로운 경쟁자로 일론 머스크가 거론된다. 미국 포브스는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맨유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맨유를 인수할 것”이라고 썼다가 ‘농담’이라고 해명한 후 삭제했다. 데일리메일은 사우디 왕실과 머스크의 제휴 가능성도 제기하며 “머스크가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타르와 머스크 외에도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의 설립자이자 영국의 억만장자인 짐 래트클리프가 지난달 맨유 인수 의사를 밝혔다. 맨유의 오랜 팬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8월에도 맨유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의 대변인은 영국 더타임스에 “거래가 가능하다면 장기적인 소유권을 두고 논의하는 데 흥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맨유 인수 가격은 최소 45억 파운드(약 6조9,000억 원), 최대 60억 파운드(약 9조2,600억 원)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