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부·한동훈 얼굴에 '활쏘기'를...윤상현 "저열한 정치 선동 후유증"

입력
2023.02.14 10:50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 공개
주말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 부스서
"초등학생이 환호하는 모습도"
"저열한 정치선동 후유증, 폭력 정당화 안 돼"

진보 성향 단체의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눈 '장난감 활쏘기' 부스가 운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해당 부스 사진을 공개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상이 돼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당시 현장 사진을 게재하며 "촛불행동이란 단체가 윤석열 정부 퇴진 집회에서 활쏘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한다"며 "심지어 초등학생이 두 팔 벌려 환호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고 썼다.

윤 의원은 이런 문제적 부스가 운영된 것이 "대중의 분노를 국정의 동력으로 삼았던 문재인 정부의 저열한 정치 선동의 후유증 때문"이고 "여전히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식의 진영논리가 횡행하고 있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의 집단 지성이 심각하게 오염되어 버렸다"고 보탰다.

이 활쏘기는 11일 서울 중구에서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주최한 '제26차 촛불대행진' 행사장 한쪽 부스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한 장관 얼굴 사진을 세워놓고 참가자들에게 장난감 활을 쏴서 이를 맞추도록 한 것이다. 뒤편 현수막에는 ‘난방비 폭탄’, ‘전쟁 위기’, ‘깡패 정치’, ‘친일 매국’ 등 문구가 적혔다. 또 천공과 윤 대통령 부부 그리고 한 장관 얼굴을 합성한 과녁도 걸렸다.

촛불행동 측은 12일 SNS 게시글에서 "윤석열 정권의 도를 넘는 패악질에 촛불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며 "깡패정치, 민생파괴 윤석열의 말로가 눈앞에 선명히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 같은 활쏘기를 "폭력의 시연"이자 "폭력의 정당화"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감을 표현할 수 있는 수위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게다가 아이들에게까지 폭력을 시연하고 찬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투쟁이 아니라 타협과 설득이 민주주의의 정도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쳐야 한다"며 "내 편이 아니므로 적으로 취급하며 폭력을 구사하는 걸 정당화하는 나라는 오직 독재 국가인 북한뿐"이라고 썼다. 이어 "여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으로 어떤 폭력도 정당화되거나 혹은 학습되어선 안 된다'며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더더욱"이라고 부연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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