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미국 미시간주 와이언덧시 경찰서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흥미로운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경찰서 내부에서 절도 사건이 벌어졌다고 밝힌 건데, 심지어 절도 용의자가 함께 일하는 동료 경찰관이라고 한 거죠. 알고 보니 절도 용의자는 현재 경찰견으로 활약 중인 '아이스(Ice)'였습니다. 아이스의 절도 행각을 아주 진지하게 풀어쓴 아래 글을 먼저 읽어보세요!
"도둑질은 범죄일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잘못된 행동이에요. 경찰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시민들의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선서를 합니다. 이렇게 선서를 했음에도 버젓이 남의 물건을 탐낸 존재가 우리 경찰서 안에 있다는 게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사건은 이틀 전 발생했어요. 휴게실에서 바위그(Barwig) 경찰관이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죠. 그때 유치장에서 일이 생겨 바위그 경찰관은 먹던 샌드위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샌드위치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 당시 아이스 경찰관은 입맛을 다시며 휴게실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죠. 바위그 경찰관의 점심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아이스 경찰관은 묵비권을 행사했고, 더 솔직히 말하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그는 휴게실 쓰레기통을 뒤진 이력이 있고요. 더불어 동료들 손에 있던 음식을 강탈해 갔다는 과거 다수의 신고도 있었죠.
와이언덧시 경찰서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페이스북 팔로워들에게 의견을 구합니다"
상황을 다시 설명하면, 경찰견 아이스가 바위그 경찰관의 점심인 샌드위치를 몰래 먹었고, 한 경찰관이 아이스가 용의자로 의심된다며 쓴 글입니다. 입맛을 다시며 현장을 배회하고 있었다는 점, 과거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동료의 음식을 강탈해 먹었다는 전과를 고려한다면, 아이스가 범인임이 거의 확실한 것 같죠? 경찰관은 아이스의 머그샷까지 공개했는데요. 너~무 진지한 페이스북 글이 머그샷과 함께 공개되며, 재미는 배가 됐답니다.
이 페이스북 게시물은 좋아요 2만 6천 개를 받았으며, 1만 회 넘는 공유 수를 기록했어요. 댓글은 9천 개가 달렸죠. 댓글 대부분은 제발 아이스를 처벌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범죄자의 처벌을 극구 말리며, 아이스를 대신해 변호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죠. 경찰견 아이스를 단숨에 범죄자로 만들어 버린 유쾌한 상황극을 찰떡같이 받아친 시민들, 모두들 재치가 넘칩니다!
시민들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와이언덧시 경찰서는 또 하나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업데이트된 소식을 알립니다.
수십 명의 변호사가 아이스 경찰관을 변호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우리가 수사 및 기소 절차를 진행할 경우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는 협박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이스가 유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아이스 경찰관에 대한 징계나 형사 처분은 없을 겁니다.
참고로 와이언덧시에서 영업 중인 샌드위치 가게 '런치 와이언덧' 사장님은 아이스가 먹어도 되는 (반려견 맞춤) 샌드위치를 보내주셨어요. 아이스가 평소 배를 든든히 채우지 않은 것 아니냐며 이런 선물을 주셨네요. 더불어 경찰관들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세트도 함께 받았습니다!"
경찰서에서 벌어진 샌드위치 절도 사건은 형사 고소하지 않는 것으로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경찰관들과 시민들의 경찰견 사랑이 엄청나다는 점도 입증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