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수비' 김민재, 伊 세리에A '1호 도움' 기록...나폴리, 리그 우승 성큼

입력
2023.02.13 09:48

'철벽 수비' 김민재(27·나폴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첫 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리그 우승에 더 가까이 올려놨다. 올 시즌 팀의 리그 최저 실점을 이끌고 있는 김민재는 세리에A에서 최고 수비수로 지목되는 등 빅리그 커리어를 다시 쓰고 있다.

김민재는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세리에A 크레모네세와의 22라운드 홈경기에서 공격수 빅터 오시멘의 골을 도우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김민재는 세리에A에 입성한 이후 22경기 출전해 3개 공격포인트(2골 1도움)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팀 동료 아미르 라흐마니와 풀 타임으로 호흡을 맞추며 탄탄한 수비를 선보였다. 특히 후방 빌드업에 적극 동참하며 공격 축구에 힘을 싣는 모습이 돋보였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120회의 패스 중 무려 106회를 연결시키며 88%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나폴리에서 100회가 넘는 패스를 시도한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또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걷어내기(5회) 공중볼 경합 승리(7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도 그의 몫이었다. 김민재는 나폴리가 현재 리그 최소 실점(15골)을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나폴리는 이날 리그 최하위팀 크레모네세(승점 8·20위)를 상대로 거침없는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21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박스 왼쪽에서 파고든 후 낮게 깔아 찬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전반은 나폴리가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에 김민재의 세리에A '1호 도움'이 나왔다. 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오바니 디 로렌초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뒤로 흘렀고, 이때 김민재의 다이빙 헤더를 받은 빅터 오시멘이 골대를 향해 밀어 넣었다. 김민재의 빅리그 첫 도움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후반 35분에는 엘리프 엘마스가 쐐기골을 터트리며 3-0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리그 1위인 나폴리(승점 59·19승 2무 1패)는 이날 승리로 6연승을 이어가며 2위 인터밀란(승점 43·14승 1무 6패)과 승점을 16점 차로 벌렸다. 다만 인터밀란은 한 경기를 덜 치렀다. 나폴리는 큰 변수만 없다면 1989~90시즌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 이후 33년 만에 리그 우승이 전망된다.

세리에A도 김민재의 수비력을 인정했다. 세리에A는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리그 최고의 수비수와 공격수 10명을 그려 넣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미식축구 선수로 변신한 이들 속에 김민재가 팀 동료 오시멘과 함께 공인구를 잡고 가운데 자리를 차지했다. 김민재는 팀의 최저 실점에 기여했고, 오시멘은 리그 득점 1위(17골)에 올라있다.


강은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