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한 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승용차에서 불이 나 20대 탑승자 5명이 숨졌다. 이들은 스키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는 고려대 학생들로 추정됐다.
12일 강원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3분쯤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회전교차로 인근 교량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그랜저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10대와 인력 26명을 투입해 20분 만인 이날 오전 1시 45분쯤 불길을 잡았다.
불이 꺼진 차량 내부에선 남성 4명, 여성 1명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졌으나, 빙판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충격으로 차량 문이 찌그러져 탈출이 어려웠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사고 차량은 탑승자 중 1명의 부모 소유 차량으로 파악됐다.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확보한 경찰은 차량 탑승자들이 사고 발생 지점 인근 스키장을 찾은 고려대 스키 동아리 회원으로 보고 있다. 지난 달 초부터 동계훈련을 위해 평창을 오간 이들은 전날 인근 스키장에서 열린 대학 연합 스키동아리 행사에 참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대에 따르면 이들은 대학에 등록된 동아리가 아닌, 여러 대학 학생들이 함께 활동하는 한국대학생스키연맹 소속이다.
대학 측은 사망자들이 모두 재학생인 것으로 보고 경찰에 사망자 명단 등 정확한 신원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고려대 관계자는 "5명 모두 본교 학생인 것으로 일단 파악했다"며 "신중하게 사안을 확인하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정보(DNA) 감식을 의뢰했다. 주변 폐쇄회로(CC) TV와 사고 지점을 지난 차량의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사망자들의 음주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