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SSG가 2023시즌을 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
20도가 훌쩍 넘는 따뜻한 날씨에 푸르른 잔디가 깔린 야구장 5개 면이 펼쳐져 있다. 야수조, 투수조, 포수조가 동시에 원 없이 훈련을 할 공간이다. 또 비가 와도 훈련하는데 전혀 지장 없는 실내연습장이 올해 새로 생겼다. 이 곳은 무려 80억원을 들여 지어졌다고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신 SK 시절 이후 3년 만에 다시 플로리다 캠프를 차린 SSG 선수단은 “야구하는데 최적의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훈련장 안에 숙소까지 있어 걸어서 5분이면 어느 장소든 이동이 가능하다. 애리조나 캠프 같은 경우는 훈련장과 숙소를 버스로 오가야 하고, 장비도 일일이 챙겨야 한다.
캠프를 치르는 비용도 미국 애리조나보다 30% 가량 저렴하다. 또한 훈련장 인근에는 상권이 전혀 없어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물론 무료할 수도 있지만 이른 아침부터 훈련장 시설 이용이 가능한 오후 9시까지 야간 자율 훈련도 꼬박 소화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시설 관리 역시 으뜸이다. 과거에는 LA 다저스가 캠프 장소로 사용했고, 최근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인수해 관리한다.
SSG가 캠프를 차린 기간은 오로지 이 넓은 시설을 단독으로 사용한다. 한국에서 이 곳까지 가는 데만 비행기를 20시간 넘게 타야 하는데도 플로리다를 계속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11일 “훈련 환경이 만족스럽다”며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훈련을 가봤었는데 그 때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훈련장을 공유해야 돼 메이저리그 구단이 오면 비켜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밤 늦게까지 훈련을 하는 ‘젊은 피’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가 나온다. 김 감독은 “저녁에 조원우 수석코치와 운동을 하러 지나가는데 젊은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을 하고 있더라. 요즘 선수들은 알아서 자기 관리를 참 잘한다”고 칭찬했다.
선수들도 만족감이 크다. 이동 시간이 매우 길어 오갈 때 힘들다는 점은 있지만 “야구할 맛 난다”는 평가다. 차세대 거포로 꼽히는 전의산은 “선수들 모두 열심히 훈련한다”며 “어린 선수들이 야간 훈련을 하고 나면 선배들도 이어서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데뷔 후 두 번째 플로리다 캠프를 치르는 투수 오원석은 “날씨고 좋고, 운동하는데 최적화됐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