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고속 성장 중이었던 카카오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수익성 악화를 경험했다. ①카카오는 '국민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개편해 활용성을 강화하고 ②'챗GPT'로 유명해진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카카오가 공개한 2022년 연간 실적을 보면,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7조1,071억 원으로 2021년 대비 15.8% 늘어났다. 연간 기준 7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5,805억 원으로 2.4% 감소, 4년 만에 영업이익 축소를 경험했다.
특히 직전 분기인 4분기는 2021년 4분기 대비 매출이 0.6%, 영업이익은 6% 줄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예산 축소에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라는 악재가 겹치며 성장세가 꺾였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는 카카오에 어려운 시기였다"면서 거시경제 불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풍토병화에 따른 일상회복(엔데믹) 등의 요인으로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이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10월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이용자와 이해 관계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날 수익성 강화를 위해 주력 앱인 카카오톡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카카오톡에서 대화가 이뤄지는 '채팅' 탭을 세분화한다. 이용자들이 관심사 위주로 모이는 '오픈채팅' 탭을 기존의 채팅 탭과 나눠 새로 만든다. 드라마나 영화, 대규모 이벤트 등 다양한 주제의 오픈 채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 대화 상대를 확인할 수 있는 '친구' 탭도 현재 '가나다순'에서 관계 중요도나 커뮤니케이션 빈도순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개인 프로필에 '좋아요' 등 감정 표현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강화 등 개편을 두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소통 방식을 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아는 사람과 채팅 위주로만 활용되던 카카오톡의 쓰임새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용자에게 광고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늘리면서 경기 둔화로 광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카카오는 최근 '챗GPT'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싣는 계획도 공개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챗GPT와 비슷한 초대형 언어 모델(LLM)로 한국어 특화형인 '코GPT'를 활용한 전문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기존에 카카오톡에 존재하는 챗봇에 AI를 연결하거나 톡 채널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의 광고 카피를 만드는 데 AI의 도움을 얻을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 또 이미지 생성 AI 모델인 칼로(Karlo)를 써서 카카오톡의 프로필과 배경 사진을 만드는 서비스를 상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AI 모델이 아직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단계는 아니지만 대형 플랫폼과 결합할 때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카카오톡에 결합할 수 있는 AI 기능을 "(기능 구현에) 기술 문제는 없기 때문에 비용을 검토해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