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다. 지진 발생 사흘 만에 사망자는 1만5,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당국은 9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1만2,39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튀르키예와 국경을 접한 시리아에서는 사망자가 2,992명이라고 시리아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은 전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최소 1만5,383명에 달하게 됐다.
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여덟 번째로 희생자가 많은 지진으로 기록됐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일곱 번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사망자 1만8,500명)이지만, 튀르키예 강진의 경우 시시각각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어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심지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72시간이 지난 뒤에는 생존율이 22%로 뚝 떨어진다"며 "닷새째는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6일 새벽 발생한 첫 지진을 기준으로 한다면, '골든 타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튀르키예와 비교해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이날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