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8일(현지시간),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당국이 각각 발표한 피해 현황 집계를 인용한 AFP·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8시) 기준 이번 지진으로 숨진 사람은 최소 1만 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8,57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 수치가 2,5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가 천 명 단위로 늘어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전망도 점차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통상 자연재해 발생 후 72시간까지로 여겨지는 '골든타임'(생존 가능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최악의 시나리오(사망자 2만 명 이상)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두 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비탄에 빠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펴낸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가능성을 14%로 추정했다. 사망자가 1만∼10만 명일 가능성은 30%, 1,000∼1만 명은 35%로 내다봤다.
실제 향후 사망자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한 시점이 6일 새벽임을 감안하면, 붕괴된 건물 잔해에는 수많은 이들이 묻혀 있을 공산이 크다. 게다가 강한 여진, 악천후 등으로 본격적인 수색·구조 작업은 아직 시작도 못 한 상태라는 소식이 현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피해 현장은 생존자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길거리에 시신이 몇 시간씩 방치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 세계가 앞다퉈 내민 구호의 손길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을 구조대로 보냈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탓이다. 다만 중장비를 비롯한 구호 장비와 물자 등이 속속 현지에 도착하고 있어 구조 작업도 점차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