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3ㆍ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후보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출마 선언 닷새 만인 8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김기현ㆍ안철수 후보에 이어 지지율 3위를 기록, 전대 판을 뒤흔들 새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본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올 경우 최종 승자를 가를 결선투표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천 후보는 이날 공개된 미디어트리뷴ㆍ리얼미터의 국민의힘 지지층 상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9.4%로 김기현(45.3%)ㆍ안철수(30.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쿠키뉴스ㆍ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두 자릿수 지지(10.9%)를 받아 안철수(35.5%)ㆍ김기현(31.2%) 후보의 뒤를 이었다. 특히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천 후보가 김 후보와 같은 17.7%를 기록, 안 후보(29.7%)에 이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천 후보가 예상 밖 선전을 기록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대가 전당대회 당일 본투표로 마무리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2강 1중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김ㆍ안 후보 모두 본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기 쉽지 않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천 후보가 김ㆍ안 후보 지지율을 조금씩 뺏어가면서 3위를 기록했다”며 “천 후보가 완주할 경우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홍 소장은 특히 “그간 여러 여론조사에서 김ㆍ안 후보 간 격차가 4%포인트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천 후보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에선 천 후보의 선전이 친윤단일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는 김 후보에게 악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천 후보가 ‘반윤핵관’을 기치로 세우고 있는 만큼, 결선투표가 이뤄질 경우 천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안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반면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 후보가 이 전 대표와 악연이 깊은 안 후보를 선뜻 지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반면 천 후보 측은 ‘친윤 대 비윤’ 구도를 ‘구태 대 혁신’으로 전환을 시도하며 ‘1등 전략’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천 후보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이나 하려고 전대에 나선 게 아니다”라며 전대 승리 각오를 다졌다. 천 후보는 “(지금 지지율은) 당의 개혁과 변화에 목마른 지지층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충분히 상승세를 지속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정치인 천하람의 능력이나 비전을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정치 인생을 걸고 나선 만큼 컷오프를 통과한다면 비전과 철학을 상세히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