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국유지서 미신고 식당 영업 '벌금 2000만 원'

입력
2023.02.08 17:00
불법 건축에 청소년에게 술도 팔아
국유지 관리 자산관리공사는 방치

먹거리촌으로 유명한 대구 동촌 유원지 내 국유지에서 25년간 식당을 운영한 업주에게 벌금 2,000만 원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 이영숙 부장판사는 8일 유원지에서 영업신고 없이 식당을 운영하며 청소년에게 술을 판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동촌 유원지 일대에 220여㎡ 규모로 2개 식당 시설을 갖추고 지난해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식당을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지난해 3월 1일 청소년 3명에게 나이를 확인하지 않고 술과 안주를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법원이 양형조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식당 대지는 동촌 유원지 일대 국유지 임야로, A씨가 식당 건물을 무단으로 건축해 25년 이상 영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국유지를 관리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식당 대지 중 43㎡ 면적에 대해서만 대부 계약을 체결했으며, 불법 건축물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계약 조항을 어기고 건물을 지어 영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관리공사 측은 A씨의 불법 행위를 알면서도 국유지 대부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

A씨는 그동안 영업 신고 없이 식당을 운영해오면서 여러 차례 식품위생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으나, 그때마다 50만∼250만 원 수준의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식품위생법이나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내야 하는 벌금을 식당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 정도로 여기고 있다"며 "법정에서 식당 영업을 그만뒀다고 말했으나 영업을 계속하고 있고, 가족을 통해 인터넷에서 지속적으로 식당을 광고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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