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대응 위법성이 관건… 헌재 180일 이내 결정

입력
2023.0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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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헌정사상 첫 장관 탄핵소추]
국정혼란 최소화 심판 속도 낼 수도
재판관 2명 퇴임·김도읍 역할 '변수'
노무현 63일… 박근혜 땐 92일 걸려

헌정 사상 초유의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에 대한 법적 판단은 이제 헌법재판소 몫이 됐다.

헌법재판소법상 탄핵심판이 청구되면 헌재는 사건을 전원재판부로 회부해 심리를 진행한다. 이 장관 탄핵심판 역시 소추위원인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부터 소추의결서를 받는 대로 사건 배당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통상적으로 법사위원장은 소추위원 자격으로 헌재에 탄핵심판을 정식 청구하게 된다.

법에서 정한 탄핵심판 기간은 180일이다. 하지만 심판 결정 전까지 이 장관의 권한 행사가 정지되는 만큼, 업무 공백에 따른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헌재가 집중심리 등으로 서둘러 결론을 내놓을 수도 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만에 기각 결정이 나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92일 심리 끝에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첫 법관 탄핵 대상이었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는 각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267일이 걸렸다.

다만 이번 탄핵심판의 경우 시간이 좀더 지체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추위원이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이다. 소추위원은 헌재에서 탄핵 사유를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야당이 기대한 만큼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이 3월과 4월 잇따라 퇴임한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탄핵 결정에는 헌법재판관 9명 중 7인 이상 참석에 6인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기에, 후임자 임명이 늦어지면 심판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탄핵심판 최대 쟁점은 이 장관이 헌법·법률적으로 파면할 만큼 성실의무를 위배했는지 여부다. 헌재 재판연구관 출신의 변호사는 “탄핵소추가 인용되려면 직무집행상 과실로 국가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고, 그 과정에서 중대한 법 위반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탄핵이 정치적 책임이 아닌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일종의 '징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헌재 역시 과거 탄핵심판 결정에서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은 판단 대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로선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은 국가시스템 전반의 문제일 뿐 주무장관의 책임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헌재 심리 과정에서 이 장관의 중대한 위법 행위가 드러날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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