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울산 원도심 상가 화재로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교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가 조성된다.
울산 중구는 울산교 네거리에서 시립미술관까지 문화의거리 470m구간에 명예도로명 ‘소방관노명래길’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노명래 소방교는 2021년 6월 29일 새벽 중구 성남동 3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중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인명 수색에 나섰다가, 갑자기 커진 불길에 화상을 입고 이튿날 순직했다.
당시 29세로 임용된 지 1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사고 4개월 전 혼인신고를 마친 뒤 정식 결혼을 앞두고 있던 터라 더 안타까움을 샀다.
노 소방교 이름을 딴 명예도로는 화재 현장 바로 앞길이다. 해당 구간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는 명예도로명이 적힌 짙은 갈색 표지판이 설치된다.
이번 ‘소방관노명래길’은 울산소방본부 제안으로 시작됐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구조 업무 중 순직했고, 노 소방교도 같은 또래인 점을 고려해 그를 추모하고 영예를 높이자는 의미로 명예도로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인물의 사회 헌신도 등 공익성을 고려해 기초지자체가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체적으로 부여할 수 있다. 사용기한은 5년으로 필요에 따라 연장도 가능하다. 정식도로명은 아니어서 실제 주소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중구 관계자는 "주민·상인 의견 수렴과 주소정보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늦어도 오는 3월 안에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방관노명래길’은 국내에서 소방관 이름을 딴 명예도로명으로서는 두 번째다. 앞서 경기 평택시가 2021년 11월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인근 도로에 '소방관이병곤길'을 부여한 것이 첫 사례다. 이병곤 소방령은 2015년 12월 3일 서해대교 목포 방면 송악IC 인근 2번 주탑 중간부 근처 교량 케이블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가 화재로 끊어진 케이블에 맞아 순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