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로 나선 안철수 후보의 정적인 이준석 전 대표가 김기현 후보가 제기한 ‘색깔론’에 맞서 안 후보를 엄호하고 나섰다. 김 후보가 과거 안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견을 표출해놓고, 경쟁 상대만 문제 삼아 공세를 벌이는 구태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어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군가를 종북으로 몰고, 누군가의 과거 정책적 스탠스를 곡해해서 공격하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며 김 후보의 ‘색깔론’을 반박했다.
전날 김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김대중(DJ) 정부의 ‘햇볕정책’ 계승 입장 등을 놓고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글에서 ‘제가 좋아하지 않는 안철수 후보 측’이라면서도, 김 후보도 과거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빌미로 안 후보를 향해 정치공세를 벌이는 것은 자기모순이란 취지다. 이 전 대표는 "찾아보니 마흔일곱 살의 김기현 의원도 (당시) 손학규 대선후보가 안 후보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을 때 손학규의 햇볕정책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졌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2007년 2월 9일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 해당 보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손 전 경기지사가 '햇볕정책 계승 발전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지지의사를 밝힌 김 후보의 발언이 들어가 있다.
해당 보도는 당시 김 후보가 "정부의 햇볕정책은 포용이 아니라 대북 종속정책이었다는 점을 손 전 지사가 지적한 것 같다. 햇볕정책의 전체적 기조 자체를 반대해선 안 되고 한국이 주체가 돼 북한을 적극 변화시키는 '진짜 포용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한나라당 개혁성향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이었다.
이 전 대표는 "손학규의 햇볕정책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던 마흔일곱 살의 김기현이 안철수의 햇볕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예순셋의 김기현보다 대표직에 적합해 보인다"며 "15년의 세월이 무엇을 어떻게 바꿔 놓은 것이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