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날씨는 1월답지 않게 이례적인 고온과 추위가 반복됐다. 기온 변동 폭도 관측 이래 가장 컸다. 이같이 극단적인 날씨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설명된다.
기상청이 7일 발표한 '1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6도로 평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기온 하강 폭은 19.8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1월 중 가장 컸다. 지난달에 가장 따뜻했던 13일 평균기온은 영상 9.6도로 봄날씨였지만 25일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영하 10.2도의 강추위가 찾아왔다.
지난달 중순에는 우리나라 남동쪽에 이동성고기압이 폭넓게 위치한 가운데 따뜻한 남서풍이 아열대 지역으로부터 강하게 불어와 기온이 높아졌다. 평균기온이 9.6도를 찍은 13일에 진주(20.1도), 남해(19.9도) 등 13곳의 일 최고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1월 하순에는 러시아 북부 우랄산맥 부근에 기압능이, 동시베리아에 찬 기압골이 발달한 가운데 북극의 찬 공기를 동반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24, 25일 강추위가 몰아쳤다. 25일 추풍령의 일 최저기온은 영하 17.8도, 거제는 영하 10.4도로 관측 이래 가장 낮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유럽의 이상고온을 야기한 기압능이 1월 중순에는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 쪽으로 전파되면서 기온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하순에는 북극 기온이 상승해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극적으로 더 떨어지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40.5㎜로 평년(17.4~26.8㎜)보다 많았다. 특히 13일 하루에 쏟아진 강수량만 28.9㎜로 월 강수량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이는 1월 일 강수량 역대 최고 기록인 42.4㎜(2020년 1월 7일)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기온이 높았던 13일에 많은 비가 내린 이유는 이동성고기압과 중부지방을 지나는 저기압 사이 좁은 통로를 통해 수증기가 빠른 속도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반면 기온이 낮았던 24일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바닷물과 대기의 온도차가 커지면서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하루에만 전남 영암군 학산에 새로 내려 쌓인 눈(일 신적설)은 20.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