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일으키는 '조리흄'… 비흡연 여성도 안심 못 해

입력
2023.02.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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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 여성의 주요 폐암 원인 '조리흄'
요리 시 환기 잘 하고 마스크 쓰면 도움

흡연하지 않는 여성이라도 요리할 때 발생하는 '조리흄'으로 폐암에 걸릴 수 있다. 폐암 발병 원인의 80%는 흡연이지만, 20%는 조리흄을 비롯한 생활환경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리흄은 요리할 때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6일 명지병원 폐암·폐이식센터는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40대 여성 환자 사례를 들며 비흡연자라고 해도 폐암 발병 위험군에 속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40대 후반 여성 A씨는 최근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폐에서 작은 결절(병변으로 생긴 덩어리)을 발견했다. A씨는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 관리를 해왔고,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 증상이 한 번도 없었기에 별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지나쳤다. 하지만 가족들의 권유로 수일 뒤 대형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는데, 결과는 '폐암 2기'였다.

A씨 사례처럼 폐암은 비흡연자라고 안심해선 안 되는 질병이다. 폐암 원인의 80%는 흡연이며, 흡연자의 발병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5배가량 높다. 발병 위험도 흡연량·기간에 비례한다. 그러나 여성 폐암 환자의 80%는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다'고 답할 정도로, 폐암은 비흡연자에게도 종종 발생한다.

마른기침 등 이상증상 나타나면 늦어, 정기 검사 중요

비흡연 여성이 위험한 건 조리흄 탓이다. 튀김이나 볶음요리를 할 때 배출되는 요리 매연, 고농도 미세먼지로, 호흡기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지름 100㎜ 이하 고체 초미립자다. 식재료를 230도 이상 고온으로 요리하면 지방 등이 분해되면서 더 많이 배출된다. 조리흄이 체내에 들어오면 폐와 혈액에 침투해 세포와 장기를 파괴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많은 급식 노동자가 폐암 의심 진단을 받는 것은 조리흄과 연관 있다.

백효채 명지병원 폐암·폐이식센터장은 "비흡연 여성의 폐암은 조리흄과 관련 있을 수 있다"며 "음식을 조리할 때는 자주 환기하고 마스크를 쓰는 게 폐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폐암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병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기침, 가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게 중요하다.

폐암으로 진단받은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은 30%대이며, 4기 이상 말기(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의 경우 5년 생존율은 8.9%로 낮다. 폐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마른기침과 객담 및 객혈, 가슴 통증,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이며,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신체기능이 떨어져 만성피로를 겪는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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