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를 놓고 한ㆍ일 빅리거의 희미가 엇갈렸다. 최지만(피츠버그)은 구단의 반대로 결국 WBC에 출전할 수 없게 됐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투수와 타자 역할을 모두 소화하며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WBC 조직위원회(WBCI)가 ‘최지만이 WBC에 출전할 수 없다’고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이로써 2010년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지만은 무려 13년이 넘게 국가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됐다.
최지만은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지난달 WBC 대표팀 최종 명단에 승선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최지만이 대표팀에 꼭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이 수술 이력을 근거로 오는 3월에 열리는 WBC에 최지만의 출전을 반대했다. 이에 WBCI는 부상 검토위원회를 개최해 최지만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최지만이 최근 피츠버그와 연봉 합의에 실패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타니의 소속구단 에인절스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6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페리 마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WBC에서 오타니의 플레이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겠다”면서 “던지고 치고 뛰고 그의 능력을 뽐내며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WBC 투구 수 제한 규정(1라운드 최대 65구, 2라운드 80구, 3라운드 95구) 내에서 제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WBC는 정규시즌 직전에 열려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선수 개인은 물론, 팀 전력에도 치명타다. 이에 일부 구단들은 WBC 출전을 아예 반대하거나 조건부 수락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이 더욱 크다.
한편 최지만의 빈자리는 리그 대표 외야수로 성장한 최지훈(SSG)이 채우게 됐다. 최지만은 1루수 요원이지만, 대체 선수를 굳이 1루수로 한정할 필요는 없었다. 대표팀 엔트리에는 이미 박병호, 강백호(이상 KT) 등 1루수 요원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현수, 박해민(이상 LG)도 1루 수비가 가능하다.
최지훈은 지난해 타율 0.304, 10홈런, 61타점, 31도루를 기록하는 등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연봉이 1억5,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최지훈은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부모님께 연락드렸다”면서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 내일부터라도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려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