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법인 'HMSG'의 가브리엘 타퀴니 테크니컬 디렉터는 1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우승 비결을 이와 같이 밝혔다.
WTCR은 월드투어링카챔피언십(WTCC)을 이어받아 2018년 창설된 투어링카 레이스 리그다. 연간 5,000대 이상 판매되는 소형차를 대회 규정을 지키는 선에서 경주용으로 개조한 '투어링카'로 참여할 수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대회를 치른 WTCR은 올해부터는 'TCR 월드투어'로 바뀌면서 사라진다. HMSG는 지난해 11월 열린 WTCR 마지막 대회에서 드라이버 부문과 팀 부문에서 우승하며 '더블챔피언'에 올랐다.
WCTR은 시중에 팔리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제조사의 기술력이 중요하다. 그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주행 성능 기술을 개발하고, 대회에서 입증된 기술을 다시 양산차에 적용한다. 초대 WTCR 우승자이기도 한 타퀴니 디렉터는 "WTCR 레이싱카에서 양산차 기술력의 비중은 약 70~80% 수준"이라며 "우리팀 레이싱카 기반인 i30 N,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N을 보면 현대차의 양산차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모터스포츠에 투자를 강화한 것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정 회장은 2013년 HMSG를 세우고,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 조직을 꾸렸다. 2017년에는 첫 고성능 모델인 i30 N이 세상에 나왔고, 이후 벨로스터 N, i20 N, 코나 N, 아반떼 N 등 다양한 고성능 모델이 출시됐다.
HMSG는 2021년 시작한 '전기차 투어링 레이스'(ETCR)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대회에서 우승했다. ETCR은 현대차, 쿠프라(폭스바겐그룹), 알파로메오(스텔란티스) 등 3개 업체가 참가해, 주행 성능과 전기차 관련 기술력을 겨루고 있다.
틸 바텐베르크 현대 N브랜드 매니지먼트·모터스포츠 사업부장은 "움직이는 실험실 개념인 '롤링 랩'에서 ETCR에 맞는 차량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다른 점이 많은데 실험과 대회를 통해서 이를 찾고 더 좋은 기술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