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국내 상륙 허용... 이르면 3월부터 쓸 수 있다

입력
2023.02.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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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독점' 포기에 당국 허용
다른 카드사들 "도입 검토하겠다"
삼성페이 독점 간편결제시장 변동

국내 아이폰 사용자도 애플의 휴대폰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쓸 수 있게 된다.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검토했던 금융당국이 상륙을 허가하면서다. 이르면 다음 달 현대카드가 우선적으로 애플페이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삼성페이가 독점했던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3일 금융위원회는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 해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독점' 포기… 다른 카드사도 출시 가능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가능해진 것은 그간 발목을 잡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상금 문제가 말끔하게 해소됐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애플페이로 결제하려면 가맹점에 꼭 있어야 하는 NFC 단말기의 국내 보급률이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현대카드가 가맹점에 단말기 설치 보상금을 지급하고 해당 단말기에 대한 '독점적 사용권'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그러나 '독점적 사용권'을 위한 보상금 지급은 현행법 위반 사항이다.

현대카드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애플과의 독점 계약까지 아예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현대카드는 애플과 최초 계약 당시 일정기간 현대카드만 애플페이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했는데 이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다른 카드사 역시 애플과 계약하면 언제든 애플페이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에 시동을 건 현대카드가 독점 계약을 포기한 것은 경쟁사이지만 칭찬할 일"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수수료·개인 정보 유출 등에 대해 카드사 책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신용카드사는 애플페이 관련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떠넘겨선 안 된다"며 "고객의 귀책이 없는 개인신용정보 도난·유출 등으로 야기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등 소비자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 관계자는 "이는 삼성페이에도 동일하게 요구했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점유율 30%… 간편결제시장 지각변동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사실상 삼성페이가 독점한 시장에 국내 휴대폰 점유율 30% 안팎을 차지하는 아이폰 사용자가 새롭게 유입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뿐 아니라 다른 카드사에도 문호가 열리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어졌다. 실제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이날 즉시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까지 애플페이에 뛰어들면 낮은 단말기 보급률 문제도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혼자 보상금을 떠안는 구조에서 애플페이를 출시할 다른 신용카드사와 함께 보상금을 나눠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문제가 해소되면 애플페이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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