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구 달성군 자택에 입주한 뒤 2일 첫 생일을 맞았다.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확인해 주듯,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비롯해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외부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특히 눈에 띄는 인사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었다. 윤상현 의원이 가장 먼저 자택을 찾았다. 윤 의원은 오전 8시 30분쯤 도착해 “난과 화환, 목도리, 케이크 등을 준비했다”며 “사면 뒤 첫 생일인데 마음이 참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고, 선물만 남겨 두고 서울로 돌아갔다.
오전 11시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 생일 음식을 준비 중인 지지자들을 만난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오랜 옥고에 몸과 마음이 상했다”면서 “준비한 선물이 건강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도 박 전 대통령 사진이 담긴 액자와 꽃다발 등 선물을 경호원에게 건넸지만, 만남은 불발됐다. 우리공화당 대구시당과 구국총연맹 등 6개 보수단체 회원 700여 명을 태운 관광버스 역시 오전부터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박 전 대통령 자택 담벼락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20여 개의 화환과 화분이 이른 아침부터 놓여 있었다. 우리공화당 등 생일 행사 주최 측은 이날 82㎡ 규모의 자택 앞 빈 상가 건물에서 갈비와 조기, 잡채 등 40여 가지 생일 음식을 마련했다.
우리공화당 당원들은 자택 근무 인력까지 감안해 20인 분가량의 음식을 준비해 포장한 뒤 경호원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부활을 의미하는 녹색 풍선을 들고 자택 앞에서 “생신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세요”를 연신 외쳤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는 경찰 경력 400여 명이 현장에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