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섬 주민, 20년 숙원 해결" 흑산공항 날개짓

입력
2023.02.01 15:06
환경부 국립공원 해제, 변경안 통과
1833억 투입 2026년 완공·개항 착착



"인자, 육지를 맘대로 다닐 수 있당께라~"

지난 31일 오후 5시 30분 전남 신안군 흑산도 주민들은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흑산공항 건설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공항 예정부지를 국립공원에서 해제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동네 잔치처럼 일제히 환호했다.

흑산도 예리 조수양(64) 이장은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 등 흑산권역에 거주하는 10여 개 섬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선박에서 비행기로 확대됐다"며 "주민 20년 숙원이 해결됐고, 공항 건설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대된다"고 좋아했다.

1일 신안군에 따르면 섬 주민의 오랜 숙원인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섬 주민들의 삶에 대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로 흑산공항 건설은 지난 2011년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 계획 발표 후 애초 2020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됐지만, 환경단체가 철새 서식지 및 환경 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자 2016년부터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환경성·경제성·안전성 문제에 대한 위원 간 이견으로 난관에 부닥쳤다. 이에 반해 울릉공항은 2020년 11월 착공,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흑산공항 건설을 위한 실시설계까지 발주해놓고도 첫 삽을 뜨지 못하는 등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선박으로 목포에서 2시간 넘게 소요되지만 선박 결항률은 11~13%, 연간 110여 일은 운항 중단으로 육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생사에 기로에 서면서 흑산공항 건설은 절실했다. 전남도와 신안군, 신안군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환경부 등 정부 분위기가 호의적으로 변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에 포함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국립공원위원회의 결정을 계기로 중단됐던 실시설계를 재개하도록 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통과로 섬 주민의 오랜 숙원이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국토부와 협의해 2026년 개항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실시설계와 연내 착공 등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흑산공항은 2026년 완공·개항할 것으로 예상한다. 1,833억 원이 사업비가 들어가는 흑산공항은 68만3,000㎡ 부지에 길이 1,200m 폭 30m의 활주로, 계류장, 터미널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5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한다.

전남도는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현재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6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 교통약자인 오지·도서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흑산공항 건설은 지역관광 등 산업 활성화로 인한 연간 1,535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645억 원의 부가가치와 1,189명의 고용이 창출돼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도서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 이동권 개선으로 지역경제 발전과 응급의료서비스 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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