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로 뭉치는 미국·인도..."제트엔진도, 반도체도 협력"

입력
2023.02.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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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첨단신흥기술구상' 회의 개최
방산·과학기술 협력 방안 논의...우주·5G
인도, 미국 손잡고 중국 견제 작업 본격화

비동맹 중립주의 외교 전통이 강했던 인도가 미국과 밀착하고 있다. 제트엔진 같은 군수물자 공동 개발부터 반도체ㆍ차세대 통신 기술까지 협력 범위를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두 나라의 목표는 같다. 중국이다. 인도는 국경을 맞댄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한 축인 인도를 우군으로 삼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뭉쳤다.

미국과 인도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양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하는 회의를 열고 ‘핵심ㆍ신흥기술구상(iCET)’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합의했던 협력 방안 후속 조치다.

백악관이 공개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iCET는 군사와 과학기술 분야 양국 협력 방안이 중심이다. 먼저 군사 분야에선 미국 방산업체 GE가 인도와 제트엔진을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검토하기로 했다. 미국과 인도의 방산 분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나, 해상보안 및 정보감시정찰 운영 관련 연구개발 협력도 담겼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군용 제트엔진, 장거리 포, 보병 장갑차량을 포함한 국방 장비의 공동 생산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과 과학 분야 협력 방안은 더 다양하다. 백악관은 “탄력적인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미국ㆍ인도)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의 반도체 설계ㆍ제조 생태계 개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배제하는 반도체 공급망에 인도의 기술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또 △5세대(5G) 및 6세대(6G) 통신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상업용 우주비행 분야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가 협력 대상으로 망라됐다.

이 같은 협력은 미중 경쟁 심화 속 중국의 주변 국가 위협이 이어지고, 인도와 중국이 국경 분쟁을 계속하면서 강화하고 있다. 미국 주도 다자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에 인도가 일본 호주와 함께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러시아제 무기를 주로 사용하던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대신 미국과의 군사ㆍ방산 협력을 택한 측면도 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에 추가 군사기지를 확보하고,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모든 부품 수출 금지를 추진하는 등 미국도 대중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는 중이었다. 여기에 중국의 서남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강국 인도를 포위망 구축 작업에 참여시킨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의 위협이 커질수록 인도의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이 미국ㆍ인도 관계의 핵심축”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올해 말 인도 뉴델리에서 차기 iCET 회의를 열기로 했다. 협력의 폭과 수준을 계속 심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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