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에 오징어게임까지...'K-드라마·영화 촬영지'로 뜬 대전

입력
2023.02.01 19:10
올 들어서만 7편 문의...4편은 촬영했거나 진행 중
옛 정취 가득 원도심·특수촬영 인프라까지 갖춰
수도권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 장점도

대전시가 각종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원도심에 근·현대 건축물들 남아 있고, 특수 촬영이 가능한 공간까지 있는 등 우수한 촬영 인프라를 갖춘 덕분이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베테랑2', '대홍수', '살인자 O난감', '미끼', '도적', '오아시스', '최악의 악' 등 7편의 영화·드라마가 촬영 문의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촬영된 것은 '베테랑2'다. 2014년 관객 1,340만명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후속작으로, 일요일인 지난 8일 오전 대전시청 10층 과학부시장 실에서 3시간 여 동안 촬영이 이뤄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촬영은 보안을 유지한 채 이뤄지긴 했지만, 믿고 보는 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인 허준호와 권해효 등이 나타나 휴일이면 조용하던 시청사가 들썩였다"고 말했다.

'미끼'는 옛 충남도청에서, '살인자 O난감'은 유성 CC(폐쇄회로)TV 관제센터 등에서 촬영됐다. '오아시스'는 조만간 촬영에 돌입하며, '도적'과 '촤악의 악'은 촬영 장소 등을 놓고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협의 중이다.

대전에서 촬영된 영화·드라마는 2019년 42건, 2020년 63건, 2021년 32건, 지난해 68건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운 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국민적 사랑을 받은 박은빈 주연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김태리 주연의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 등 등 유명 작품들이 대전에서 촬영됐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영화 '공조2' 등은 대전 도심 곳곳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대전이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끄는 것은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춰 접근성이 좋은 데다 우수한 관련 인프라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대전 소제동 등 원도심은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으며, 구 충남도청사 등 근·현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별도의 세트를 만들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안성맞춤이다.

대전은 액션, SF 등 특수 촬영이 가능한 공간과 설비도 갖추고 있다. 유성구 도룡동 문화산업 진흥원 인근에는 대규모 촬영 스튜디오가 집적돼 있다. 다양한 실내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 큐브와 와이어를 이용한 액션 장면 촬영이 가능한 액션영상스튜디오, 수중촬영이 가능한 아쿠아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세계를 열광시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지옥', '킹덤2' 등이 촬영됐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제작사 측에서 대부분 스튜디오를 대관하고, 현장 촬영을 연계할 수 있는지 문의하거나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영상산업 발전을 위한 별도의 지원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대전에서 촬영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인력과 출연진의 숙박비와 식비 등 지출 금액의 최대 30%(1억 원 한도)를 지원하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12개 작품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관련 예산 4억5,500만 원을 편성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재정 지원을 통해 촬영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도로 통제 등 촬영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올해 편성한 지원 예산은 타 시도에 비해 규모가 큰 편으로, 촬영사에선 비용을 절감하고, 시에선 도시 홍보와 경제활성화가 가능해 윈윈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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