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8 전당대회에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당대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뒤 본경선을 치른다. 당대표 선거에서 이미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의원 외에 본경선에 진출하기 위한 3, 4위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회의에서 이 같은 컷오프 방식을 확정했다. 우선 다음 달 2, 3일 후보자 등록 이후 5일 서류심사를 거쳐 예비경선 진출자를 확정한다. 이들 가운데 본경선 진출자는 8, 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를 통해 가려진다. 컷오프를 통과하는 인원은 각각 당대표 4명, 최고위원 8명, 청년최고위원 4명이다.
함인경 선관위원은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 본경선 진출자를 4명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출마) 후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5인은 많다고 생각했고, 과거 전례에 따라 4인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현재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전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 등 총 6명이다. 이 가운데 컷오프 통과가 유력한 김·안 의원 외에 남은 두 자리를 두고 나머지 4명의 주자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상 김·안 의원을 제외한 주자들의 지지율 차이는 크지 않다. 지난 27, 28일 아시아투데이·알앤써치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황 전 대표 지지율은 7.2%였고, 조 의원 3.4%, 윤 의원 2.4%였다. 모두 오차범위(±4.7%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25, 26일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조사에선 황 전 대표 지지율이 4.7%였고, 윤 의원 3.2%, 조 의원 1.8%로 집계됐다.
컷오프 통과가 당면 목표인 주자들도 각자 '당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 의원과 같이 '수도권 연대론'을 주장하고 있는 윤 의원은 이날 서울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보수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국민여론과 당심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당심 여론조사를 하면 (컷오프 결과가)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의존하는 당대표라면, 과거에 마마보이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김 의원을 견제했다.
황 전 대표와 강 변호사는 지난해 입당한 안 의원을 겨냥하면서 보수 당심에 호소했다. 황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탈당과 당 만들기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에게 우리 당을 맡길 수 없다"고 했고, 강 변호사는 "과거 종전선언에 찬성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인지 대답해달라"고 요구했다.
본경선 진출 인원이 4명이란 점은 당대표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본경선 진출자가 많을수록 특정 후보의 과반 득표가 어려워지는 만큼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선투표가 '김기현 대 안철수' 간 승부가 되는 순간, 어느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나머지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더라도, 이들의 표가 둘 중 한쪽으로 몰릴 경우 충분히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회나 알앤서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