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기업이 원격 근무를 줄이면서 도쿄 및 수도권으로만 인구가 몰리는 ‘일극(一極) 집중’ 현상이 다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이 30일 발표한 ‘2022년 인구이동 보고’에 따르면, 도쿄도의 지난해 전입자는 전출자보다 3만8,023명 더 많았다. 외국인을 포함한 도쿄도 인구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2019년까지는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매년 7만~8만 명씩 많았다.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엔 격차가 5,433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확대된 것이다.
도쿄의 인구 집중 현상이 다시 나타난 것은 원격 근무를 하는 노동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일본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2020년 5월 32%에 달했던 기업의 원격 근무 비율은 지난해 7월 16%로 감소했다. 오키나와, 이바라키, 야마나시현 등은 원격 근무와 여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 노동자를 유치해 2020~2021년 전입 인구를 늘렸다. 대부분 도쿄와 인근 출신 노동자들이었다. 그러나 원격 근무자가 감소한 지난해엔 전출 인구가 더 많아졌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역 균형 발전 구상이 결국 힘을 받지 못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방의 디지털화를 지원해 지역 인구를 늘린다는 ‘디지털 전원도시 국가 구상’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2027년 도쿄권 출신의 지방 이주자를 연간 1만 명으로 늘린다"는 것을 목표로 5개년 종합 전략도 수립했다.
도쿄에 일자리와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한 도쿄 쏠림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마쓰우라 쓰카사 주오대 교수(인구경제학)는 “도쿄권에 유입되는 인구 중엔 20~24세가 가장 많다”면서 “젊은 세대가 태어나 자란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