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통령실 대변인이 4개월여 공석인 데다 최근 부대변인까지 자진 사퇴한 상황을 지적하며 “언론과 국민이 질문할 기회를 빼앗고 소통 창구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수석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변인이 없기 때문에 대변인에게 물을 수 있는 기회를 언론은, 그리고 국민은 지금 뺏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변인이 5개월 공백이면서 대통령실이 이렇게 운영이 된다는 자체가 신기하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의 소통 능력 부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박 전 수석은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과거의 홍보나 공보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인식이 ‘대변인이 5개월쯤 없어도 그냥 되는구나’라는 대변인 공백 사태를 빚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강인선 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변인은 공석이 됐다. 지난 29일 이재명 전 부대변인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일정 유출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대통령실에 대변인도, 부대변인도 없는 초유의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박 전 수석은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이 유출되는 것은 왕왕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게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사표를 낼 이유가 되는가”라며 “혹시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저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는 중”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아크부대 방문 때 한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등이 외교적 파장을 일으키자, 부대 방문 일정 공개에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그 정도라면 당연히 홍보수석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홍보수석까지 경질하게 되면 대통령실의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대변인에게 '꼬리 자르기' 식으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박 전 수석은 대통령실에는 대변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국민 소통에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하는 자리란 것이다. 그는 “홍보수석은 기자단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중요 참모로서 각종 공개·비공개 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대통령의 자문에도 응하는 등의 업무로 기자단의 질문에만 답할 수가 없다”며 “대변인 공백 사태는 실제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국민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와 창구를 아예 5개월째 지금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