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표 정기인사...직원들 "고무줄 인사 기준" 불만 잇따라

입력
2023.01.30 20:30
19면
지난 25일 5급 인사에 직원들 불만
"이상한 거 배워 와 혁신 주장"
앞서 4급 인사 때도 직원들 불만 제기
"도 변화, 새로운 기회 창출 차원"

김동연 경기지사의 새해 첫 정기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떠들썩하게 추진했던 ‘비서실장 공모’는 6개월 만에 슬그머니 사라졌고, 4, 5급 인사 원칙이나 명분을 찾기가 힘들다는 게 내부 비판이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5일 승진자 47명을 포함해 5급 사무관 242명에 대한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26일 인사 내용을 비판하는 글이 도청 내부 게시판에 올라왔다. ‘경기도 5급 인사발령 기준이 도대체 뭔가요’라는 글에서 작성자는 "언제는 인사고충을 내도 전보제한 조항 때문에 안 된다고 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인사발령을 보고 알았다"며 "인사과의 고무줄 인사 기준은 그때그때 다르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글의 댓글에는 “1~3순위까지 희망보직 제출하라고 해서 제출했더니 전혀 다른 곳으로 발령났다"며 "희망보직도 무시했다”는 내용이 달렸다.

또 다른 작성자는 "민선 8기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라고 해서 많이 기대했는데 말로만, 구호만 떠든 거였다”며 “이런 인사도 ‘유쾌한 반란’이라고 하겠지요”라고 꼬집었다. 이는 김 지사가 지난해 당선인 시절 “도정에 최적화된 적임자를 공모해 비서실을 구성하겠다.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한 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내부 게시판에는 또 "이상한 것을 배워 와 혁신하는 것처럼 하는데 어느 때보다 퇴보하고 옛날 방식만 고수하는 보여주기식 소통 같다"고도 했다.

이달 초 4급 인사 때도 직원들은 부글부글했다. 도는 역점사업 17개 부서 과장을 내부 공모로 뽑겠다고 해놓고 공모에 지원한 6명만 뽑았다. 11개 부서에는 지원도 하지 않은 직원들을 배치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청 관계자는 "떠들썩하게 공모로 지사 비서실장을 뽑아 놓고 6개월 만에 정기인사를 명분으로 슬그머니 실장을 교체했다"고 비판했다.

인사 논란과 관련해 도 관계자는 이날 "한 보직에만 머물면 경기도의 변화는 물론 새로운 기회 창출이 힘들어진다"며 "보직파괴 등을 꾀하다 보면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는데 올해 연말쯤 되면 직원들이 이해하고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명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