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선거제 끝내자"… 여야 131명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 출범

입력
2023.01.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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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절반이 사표, 표심 반영할 제도 마련"
김 의장 "정치인 김진표 소명, 모든 것 걸겠다"
의원 전원 설문, 원외·청년정치인 의견 수렴

여야 의원 131명이 참여하는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30일 공식 출범했다.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데 예상외로 많은 의원이 공감대를 표한 것이다. 나아가 선거제 개혁을 동력 삼아 개헌까지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의원모임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국민의 투표, 국민의 진정한 정치 의사는 국회에 이르지 못하고 사표가 절반에 이른다”며 “정당 득표율과 국회 내 의석수가 턱없이 괴리된다. 이런 난맥은 투표 절반 가까이 사표로 만들어버리는 소선거구제에서 대부분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표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표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만들겠다”며 “국민 최대 다수가 찬성할 수 있는 정치개혁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도 참석해 정치개혁에 힘을 실었다. 김 의장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2월 안에 복수의 개정안에 합의하면 3월 한 달간 매주 2회 이상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법 개혁 현장을 그대로 보여드리겠다”며 “승자독식 제도를 다당제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제도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올해는 반드시 승자독식, 극한대립의 정치문화를 끝내자”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표성과 비례성이 보장되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는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치개혁을 동력 삼아 개헌 논의까지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의장은 “정치를 제외한 경제, 사회, 특히 ‘K 컬처’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준이지만 헌법은 36년 전 중진국 헌법 그대로”라며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는 학생에게 중학교 교복을 억지로 입으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큰 선거가 없는 올해,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는 한국 정치사에 또 한 번 큰 죄인이 될 것”이라며 “선거제 개혁과 개헌은 국회의장 이전에 정치인 김진표의 마지막 소명이기도 한 만큼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의원모임은 매주 월요일 회의를 열고 정치개혁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의견을 좁히는 한편, 원외 지역위원장, 청년 정치인 등과 간담회,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 등 공론화의 장도 열 방침이다.

간사를 맡은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금은 논의 시작 단계이니 많은 분이 참여하고, 의견을 소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정치개혁의) 큰 가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참여한 의원은 총 131명이다. 민주당이 77명 참여했고, 국민의힘 의원도 41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의당(6명), 기본소득당(1명), 시대전환(1명) 전원과, 무소속 의원 5명도 참여를 결정했다. 의원들의 참여가 계속 이어지는 중이라 참여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출범식 현장에도 7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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