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AI는 일반 공개 대신 기업용으로만"...'AI 강자' IBM이 차분히 대응하는 까닭은

입력
2023.02.08 08:00
한국IBM, IT 시장 5대 키워드 발표
소프트웨어·솔루션 사업 강화
"대화형 AI는 기업용에 우선 집중"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도입을 돕겠다. 대화형 AI는 기업용에 집중하고 있다."

원성식 한국IBM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IBM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간담회에서 밝힌 사업 방향이다. IBM은 과거 '컴퓨터 제조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글로벌 매출액 605억 달러(약 76조 원) 중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솔루션 사업이 70%를 차지했다.


급변하는 시장 흔들 5대 변수는



이날 한국IBM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을 흔들 5대 키워드를 제시했다. 시장 변수를 알아야 제대로 된 경영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 내용은 ①인재 부족 및 임금 상승 ②개인정보 보호 및 개인화 ③지속적인 공급망 위협 ④지속가능성 전략 ⑤사이버 공격 증가 등이다.

이지은 한국IBM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 한국 기업의 데이터 유출로 인한 평균 피해액은 43억 원으로 2018년 이후 최대치"라며 "다양한 개인 디바이스 확산으로 사이버 공격 대응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하고 사용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 사업 강화"



한국IBM은 이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를 내세웠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여러 형태의 클라우드를 동시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보안성과 데이터 활용성, 접근성 등에서 강점이 있다. AI는 IBM이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IBM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MIT IBM 왓슨 AI 연구소'를 공동 설립해 운영 중이다.

원 대표는 "클라우드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한 IT 관리 효율화 솔루션과 AI 기반 데이터 솔루션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인프라 부문에서는 금융과 유통, 공공시장 고객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시스템 현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사업에 대해선 "기업에 특화된 대화형 AI에 집중하겠다"는 본사 차원의 입장을 전했다. 원 대표는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다른 경쟁사와 달리 개방형 데이터는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사에 특화된 데이터와 학습 과정을 거침으로써 AI의 응답 정확도와 적합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CTO 역시 "대화형 AI를 단순히 흥미 위주, 보여주려는 이슈로 가려다 보면 윤리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재미로 하는 챗봇이 아니라 기업 실무에 실제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IBM도 챗GPT처럼 적용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이미 갖추고 있다.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