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토종 에이스 박정아(30)가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클러치 박’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도로공사는 31일 대전에서 인삼공사와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현재 도로공사는 승점 38로 3위지만, 4위 인삼공사(승점 35), 5위 GS칼텍스(승점 33)와 간발의 차다.
그간 도로공사의 고민 중 하나는 에이스 박정아의 공격력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박정아의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시즌 전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합류했는데, 면역력이 뚝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면서 1라운드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가 싶더니 이번엔 발가락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3라운드 내내 고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31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최악의 공격성공률(7.4%)에 그치며 상대에게 개막 후 첫 승을 안겨주기도 했다. 박정아가 부진한 동안 팀의 공격력은 7개팀 가운데 5위(팀 공격성공률 35.8%)로 처졌다. 이 부문 1위 현대건설(41.4%)은 물론, 4위 인삼공사(40.0%)와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하지만 박정아는 4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 12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교체 선수로 출전해 12득점에 공격성공률 45.8%로 달라진 컨디션을 선보였고, 이후 5경기에서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에 4라운드 평균 공격성공률을 37.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경기에서는 29득점에 공격성공률 39.3%를 찍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무엇보다 고비 때마다 어려운 공격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클러치 박’의 면모를 확인하고 있다. 또 지난 21일 흥국생명전에서는 개인 통산 5,000득점(역대 5호)을 역대 최소 경기(337경기)로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박정아는 “대표팀에 다녀온 뒤 내가 관리를 제대로 못 했는데 짧은 휴식으로 회복할 시간을 얻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컨디션이) 올라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재정비를 시작한 박정아가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 준다면, 봄배구 진출을 놓고 혼전 양상인 리그 중위권 다툼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최근 새 외국인 선수 캣벨이 팀에 합류해 제 몫을 해주는 데다 배유나와 정대영이 지키는 중앙, 임명옥-문정원의 수비라인은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탄탄하다. 박정아는 “시즌 전 도로공사를 ‘3강 후보’로 꼽는 분은 거의 없었지만 우리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라며 “(이런 분위기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단기전에서는 (최강팀으로 꼽히는) 현대건설, 흥국생명과 해볼 만할 것"이라고 반격을 예고했다.
한편 V리그도 31일 경기부터 관중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응원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