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 끌어올린 '바이 코리아'... 시험대에 오른다

입력
2023.01.29 16:00
12면
2년여 만 최대 월간 상승률
31일 삼성전자 감산 여부
내달 2일 美 금리 발표 주목

1월 코스피가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을 낙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가 쇄도한 결과다. 판단의 타당성은 주요 경제지표들이 나오는 '1말 2초'에 가려진다.

27일 코스피는 전월 대비 11.07% 오른 2,484.02에 마감했다. 2020년 11월(14.3%) 이후 한 달 기준 최고 상승률로, "1월 효과는 없다"는 비관을 보란 듯이 비켜 갔다. 앞서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운 데다 상반기까지는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반전의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를 매도한 날은 단 하루(10일)에 불과했다. 삼성전자(16.82%) SK하이닉스(22%) 등 반도체 대형주, 배당 확대 기대를 받고 있는 금융주(15.74%)에 외국인의 뭉칫돈이 집중됐다.

단연 최고 수혜주는 삼성전자였다. 외국인 총투자금액의 3분의 1 이상(6조8,000억 원 중 2조5,000억 원)이 몰렸다.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처럼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감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최근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7만 전자' 희망가도 나온다. 현재 주가는 6만4,600원이다.

'금리인상조기중단론(論)'도 외국인의 위험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개월 만에 처음 6%를 회복하며 발동이 걸렸다. 최근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도 15개월 만에 최소폭(5%)을 기록하자, 시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98.4% 확신(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하는 분위기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는 물가지수다.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는 31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진위가 가려진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를 배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중 평택 공장의 빠른 정상 조업을 위해 증설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대신증권)는 의견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0.5%포인트를 인상해, 지나치게 긍정적 면만 보는 시장에 행동으로 경고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가상승률은 목표(2%)에 비해 상당히 높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도 여전히 견고한 탓이다. FOMC의 금리 결정은 우리 시간으로 내달 2일 오전 3시 발표한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