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선에서 '정치 신인' 페트르 파벨(61) 후보가 '전직 총리'를 이겼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위원장을 지낸 파벨은 이번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대승을 거뒀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체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소속 파벨 후보가 득표율 58.3%로 승리를 거뒀다. 야당인 긍정당(ANO) 대표이자 전직 총리인 안드레이 바비시(68) 후보는 41.7%에 그쳤다.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으로 과거 총리를 지낸 바비시는 패배를 인정했다.
앞서 두 사람은 격전을 예고했다. 파벨과 바비시는 2주 전 1차 투표 개표 결과 각각 35.39%, 35%의 득표율로 격차가 0.39%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결과는 파벨 후보의 대승이었다.
의원 내각제인 체코에선 총리가 행정 권한을 갖고 있어 대통령직은 상징적인 자리에 그친다. 다만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총리와 내각 등 임명권을 가지며 외교 등에 목소리를 낸다.
파벨은 체코 육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나토의 고위 군사정책을 조정하는 군사위원회를 이끌었다. 그는 EU와 나토와의 협력 증진을 추구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왔다. 체코의 유로화 도입에도 찬성한다.
파벨이 오는 3월 대통령직에 취임하면, 체코가 1993년 슬로바키아와 분리된 후 네 번째 대통령이 된다. 임기는 5년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밀접한 협력을 기대한다"며 파벨의 승리를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