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들어가는 설탕ㆍ액상과당 등 첨가당 섭취를 줄이려면 술ㆍ담배처럼 설탕에도 세금을 매기는 ‘설탕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첨가당 제대로 알기’라는 주제로 지난 26일 열린 ‘제7회 국민생활과학 토크라운지’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황지윤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김치에도 첨가당인 설탕을 이전보다 많이 넣는 등 요즘 모든 음식을 달게 섭취하게 만든다”며 “짠 음식 만큼 단 음식에도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첨가당은 맛ㆍ색깔ㆍ질감ㆍ저장성을 등을 높이기 위해 식품 제조 과정이나 조리 시 첨가되는 당류로 설탕ㆍ액상과당ㆍ시럽ㆍ물엿 등을 지칭한다. 열량은 높고 영양가가 없어 ‘빈 칼로리 식품’으로도 불린다.
보건복지부가 권고한 하루 당류 섭취량은 총 섭취 열량 중 10~20%(50~100g) 이내, 첨가당 섭취량은 10%(50g) 이내다. 당류 함량이 가장 높은 에너지 음료 한 캔을 마시면 하루 최대 권고량의 77% 수준을 섭취하게 되며 시판 제품의 55%가 한 캔당 20g 이상의 당류를 함유하고 있다.
첨가당의 하루 권장량 초과 섭취는 비만ㆍ우울증ㆍ당뇨병ㆍ심혈관 질환 같은 질병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황지윤 교수는 “한국의 경우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라 추가한 당을 첨가당이라 부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과일 주스에 함유된 천연 당도 첨가당으로 본다”며 지난해 말 WHO가 전 세계에 권고한 가당음료 과세 방안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ㆍ멕시코를 비롯해 85개 나라에서 첨가당에 과세하고 있으며 과세 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 관련 식품 구매가 줄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미국ㆍ탄자니아ㆍ요르단ㆍ인도ㆍ콜롬비아 등에서 국민 대다수가 가당음료ㆍ알코올ㆍ담배에 세금을 매기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모든 식품에 영양 성분을 표기할 때 첨가당 함량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총 당 함량만 표기하는데 미국은 총 당 함량 아래 첨가당을 별도로 표시하고 있다.
황지윤 교수는 “미국과 같이 영양 성분을 표기하려면 식품 내 첨가당 함량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하기에 갈 길이 멀다”면서도 “복잡한 식품은 미루더라도 첨가당의 양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표시하면 소비자가 좀더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