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5.56%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내렸다. 전체 대출금리가 전월 대비 하락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하락하고 단기물 비중이 확대되면서 기업대출 금리가 5.56%로 0.11%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기업대출과 달리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연 5.57%)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상승폭은 작지만, 연 5.6% 금리 자체만 놓고 보면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등락은 상품별로 엇갈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안심전환대출 취급이 늘고, 혼합형 주담대 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내리면서 전월보다 0.11%포인트 떨어진 4.63%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건 보증대출과 일반 신용대출 금리였다. 통상 고신용자보다 금리가 높은 중ㆍ저신용 대출자 비중이 늘면서 보증대출 금리는 0.47%포인트, 일반 신용대출은 0.12%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8%에 육박한 7.97%로, 2012년 4월(8.15%)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도달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4.22%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내렸다. 자금시장이 안정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당국 권고 등으로 은행 간 수신경쟁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 하락폭(-0.08%포인트)이 수신금리(-0.07%포인트)보다 커 12월 예대금리차는 0.01%포인트 줄어든 1.34%포인트로 한 달 만에 다시 축소됐다.
대출금리의 추세적 하락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12월 기업대출 금리는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구성 항목 간 상이한 흐름을 보이면서 소폭 상승했다”며 "추세적 하락 흐름으로의 변화가 있는지는 추후 가계대출 금리 방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