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공기관 투자 63.4조... 에너지 늘리고 복지 줄였다

입력
2023.01.27 11:30
원전 건설 등 17.7%↑, LH 주거복지 3.7%↓
상반기 역대 최대 55% 집행으로 경기 방어

올해 주요 공공기관이 63조4,000억 원을 투자한다.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등 에너지 분야 투자가 늘고, 임대용 주택 매입 같은 복지 투자가 줄어든다.

정부는 27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주재한 2023년 제1차 공공기관 투자집행 점검회의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ㆍ한국전력공사(한전)ㆍ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주요 공공기관 27곳의 올해 투자 계획 등을 논의했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 주요 공공기관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 실적(64조9,000억 원)에 비해 2.3% 감소한 63조4,000억 원이다. 정책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 분야에 지난해(14조8,000억 원)보다 17.7% 확대된 17조4,000억 원이 배정됐다. 특히 원전 관련 투자 비중이 높다. 한수원의 원전 건설 및 설비 보강, 연료 등에 4조2,000억 원이 집중 투자된다. 더불어 한전과 발전 회사의 설비에도 10조 원 넘는 자금이 들어간다. 안정적 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원전 건설 투자를 통한 국정과제 추진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반해 복지 분야 투자는 작년 실적(5조2,000억 원)보다 소폭(-3.7%) 감소한다. 다가구(기존 주택) 매입 등 LH의 주거복지 사업에 5조 원이 책정됐다. 다가구 매입은 LH 등 공공기관이 기존 다가구 주택 등을 사들여 저소득층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투자도 작년 실적치(39조3,000억 원)보다 14.5% 축소될 전망이다. LH의 분양ㆍ임대주택 건설(5조9,000억 원), 국가철도공단의 철도 건설과 시설 개량(5조5,000억 원), 한국도로공사의 도로 건설 및 보수(4조7,000억 원) 등에 33조6,000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올해 투자 계획 규모의 55%인 34조8,000억 원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 될 경우 상반기 집행 규모로 역대 최대다. ‘상저하고’ 경기 상황에서 공공기관 투자가 민생 안정과 경기 뒷받침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최 차관은 “주무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집행 애로 개선팀’ 구축 등을 통해 집행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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