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전용 통로 '버즈 라인' 만드는 EU..."꿀벌들아, 제발 돌아와"

입력
2023.0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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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보호 방안' 담긴 '화분매개자 뉴딜' 
"2030년까지 감소세→회복세로" 목표



전 세계의 문제인 꿀벌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이 나섰다. 꿀벌이 유럽 대륙을 가로질러 먹이와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이동 통로인 '버즈 라인(Buzz Lines)'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는 "꿀벌을 비롯한 화분매개자(꽃가루를 나르는 역할을 하는 생물)의 개체 수 감소세를 2030년까지 회복세로 돌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24일(현지시간) 발표된 '화분매개자 뉴딜(New deal)'에 담겼다.

구체적인 조치도 마련했다. 역내 버즈 라인 구축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보호가 필요한 생물 개체는 무엇인지, 각 개체들은 어느 국가·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를 실행한다.

농업 환경도 꿀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개체 수 급감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농약 사용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도시에서도 꿀벌이 잘 살 수 있도록 서식지를 개선한다. 장기적으로는 화분매개자 관련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EU 통합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꿀벌 개체 수 감소와 관련이 깊은 기후 변화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비르기니우스 신케비치우스 EU 환경담당 집행위원은 "작은 곤충(화분매개자)은 지구의 미래와 식량 안보를 결정하는 중요한 존재"라며 "우리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집중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계획이 실행되려면, EU 의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농작물 80%가 화분매개자로부터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다고 EU는 추산한다. 꿀벌 개체 수가 감소하면 수확에 큰 타격이다. 꿀벌 개체 수 급감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최근 꿀벌용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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