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시점에 일본 기업인들이 양국 관계 개선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주일한국기업연합회가 26일 일본 도쿄 캐피톨 호텔에서 주최한 ‘한일 경제인 교류의 밤’ 행사에서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지난해 한국에서 새 정부(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후 양국 정부의 대화가 시작됐고,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터널을 완전히 빠져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정부 간 대화를 통해 서서히 진전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리 협회도 경제·인재·문화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일 기업인 약 200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치인과 외교관 등도 참석했다. 윤덕민 주일대사는 축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언급하면서 “두 나라 정부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현안에 대한 협의를 통해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머지않아 갈등이 지혜롭게 해결되어 올해는 ‘한일관계 정상화 원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양국 기업인들은 올해 민간 교류가 크게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주일한국기업연합회의 이석우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고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던 코로나19의 영향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며 “새해에는 추위를 이겨낸 매화 향기처럼 교류가 널리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노부히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이사장도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의 90%가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양국 기업 사이의 확고한 신뢰가 존재한다는 증거로, 왕래가 더 활발해지고 경제 관계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