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이 계정 정지를 2년 만에 해제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 족쇄가 모두 풀렸다.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흔들리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가도에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이 앞으로 몇 주 안에 복원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메타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여파로 2년간 계정을 정지시켰다. 트위터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막았고, 이에 반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접 ‘트루스소셜’이라는 SNS를 만들어 글을 올려왔다.
메타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을 더 이상 정지할 명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글로벌 이슈 부문 대표 닉 클레그는 “우리는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를 앞두고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국민들이 투표장에서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추한 것이든 (페이스북에서)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지난해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도 다시 열어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정 정지 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각각 3,400만 명, 2,3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 중이었다. 트위터 팔로어도 8,300만 명에 달했다.
메타 발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당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인 나를 플랫폼에서 뺀 후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잃은 페이스북이 방금 내 계정을 복구한다고 발표했다”고 비꼬았다.
‘SNS 정치’에 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페이스북 복귀는 대선전 초반 그에게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SNS 2개를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받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SNS를 활용해 선거운동 자금 모금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24일 미 에머슨대가 발표한 2024년 대선 가상 양자 대결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의 지지율을 얻어 41%에 그친 바이든 대통령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3%포인트 우세를 보였다. 또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도전 보도도 나오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권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택과 사무실에서 발견된 기밀문서 유출 논란으로 새해 들어 주춤하는 분위기다.